이웃 바로 세우기 / 성백군
아파트 길모퉁이를 지나가는데
음식 타는 냄새가 코를 찌른다
‘저기, 사람이 살고 있었든가?’
언제나 창문은 닫혀있고
인적이라고는 그림자조차 본 적 없는데
인도, 중국, 일본, 한국 사람
아무렴 어떤가
그냥 지나쳤다가 불이라도 나면
나도 함께 낭패당할 판인데……
이리 기웃 저리 기웃
사회적 관습 때문에 비난받을까 봐
모르는 체한다고 포기가 될 일이든가, 그날 이후
모퉁이만 돌면 자꾸 뒤돌아 보이고
누가 있을까 두리번거리게 되는 것을
저기 온다. 저 사람들
길거리에서 만난 낯모르는 사람이지만
하이, 하고 손을 흔들며 말을 붙인다
그도 몸을 흔들며 아침 햇살처럼 환하게 웃는다
저 모습, 저 냄새가
각박한 현대인의 세상살이 인심에
고독사를 예방하는
이웃 바로 세우기가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