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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련한 예수를 위하여
                        
  이승하 프란체스코


  한 사람을 용서할 수 없어
  술에 취해 밤거리를 헤맬 때
  나를 용서하려 애쓰는 이가 어딘가에 있음을
  안다네 그를 나는
  ‘거룩한 예수’라고 부르지  
  간음한 여자를 용서하면서
  남을 용서할 줄 알아야
  자기도 용서받을 수 있다고 했던
  근엄한 예수
  나 지금 짱돌을 들고 있는데 말야

  분노에 휩싸여
  잠 못 이루며 뒤척일 때
  나를 용서하려 애쓰는 이가 어딘가에 있음을
  안다네 그를 나는
  ‘가련한 예수’라고 부르지
  죽음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하고
  아버지의 뜻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라면
  이 잔을 거두어달라고 했던
  나약한 예수
  나는 왜 가련하고 나약한 예수가
  거룩한 예수보다 마음에 드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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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4 시조 내 시詩는 -바람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13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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