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송이 산실(産室) / 성백군
만삭이다
곧 출산을 앞둔 밤송이
벌어진 자궁 사이로
알밤 셋, 세쌍둥이다
평생
농사를 짓느라고 진(津) 빠진 잎사귀들
제 몸이 구멍 숭숭 뚫린 줄도 모르고
드디어 심 봤다며
산모의 곁에서 가을바람 쥐고 흔든다.
어~,
조금만 조금만 더!
힘쓸수록 나온다
나오라 해놓고 떨어져 잃을까 봐
안달하는 밤송이
뚝, 알밤 한 알 떨어진다
산골짜기를 흔드는 천둥소리에
선잠 깬 다람쥐 느긋하게
하품 한번 하고 돌아눕는다.
아직 두 알 더 남았다고
시
2013.11.03 15:49
밤송이 산실(産室)
조회 수 255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57 | 시 | 십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 강민경 | 2014.02.25 | 241 |
856 | 시 | 낙원동에서 | 강민경 | 2014.02.23 | 245 |
855 | 시 | 태아의 영혼 | 성백군 | 2014.02.22 | 190 |
854 | 시 | 몽돌과 파도 | 성백군 | 2014.02.22 | 380 |
853 | 시 | 2월 | 이일영 | 2014.02.21 | 169 |
852 | 시 | 겨울 홍시 | 강민경 | 2014.02.08 | 339 |
851 | 시 | 문자 보내기 | 강민경 | 2014.02.03 | 365 |
850 | 시 | 강설(降雪) | 성백군 | 2014.01.24 | 165 |
849 | 시 | 낙엽 한 잎 | 성백군 | 2014.01.24 | 211 |
848 | 시 | 나무 요양원 | 강민경 | 2014.01.23 | 340 |
847 | 시 | 담 안의 사과 | 강민경 | 2014.01.17 | 296 |
846 | 시 | 등외품 | 성백군 | 2014.01.06 | 216 |
845 | 시 | 초승달이 바다 위에 | 강민경 | 2014.01.04 | 420 |
844 | 시 | 겨울나무의 추도예배 | 성백군 | 2014.01.03 | 367 |
843 | 시 | 장미에 대한 연정 | 강민경 | 2013.12.26 | 561 |
842 | 시 |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 아침에 | 이일영 | 2013.12.26 | 307 |
841 | 수필 | 감사 조건 | savinakim | 2013.12.25 | 301 |
840 | 시 | 별은 구름을 싫어한다 | 강민경 | 2013.12.03 | 282 |
839 | 시 | 단풍 한 잎, 한 잎 | 강민경 | 2013.11.23 | 280 |
838 | 아동문학 | 호박 꽃 속 꿀벌 | savinakim | 2013.11.22 | 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