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처럼 허공을 휘감으리라 - 김원각
세상은
더불어 살아가는 곳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 이 일 저 일이
귀한 인연과 업입니다.
이 사람은 이래서 싫고
저 일은 저래서 마음에 안 든다고
다 쳐내면
내게는 인연도 업도 없습니다.
나뭇잎 다 떨구고
나목(裸木)이 된 고목보다. * (裸木)
혹한을 이기고 파릇파릇
새싹 틔우는 봄 나무가 되고 싶습니다.
인간 칠팔십, 여생이 황혼이라
서로 섞이고 잘 어우러져
서녘 하늘에 해 넘어가기 전
일필휘지一筆揮之 시 한 수
노을처럼 허공을 휘감으리라
일필휘지(一筆揮之): 단숨에 글씨나 그림을 줄기차게 쓰거나 그려나감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