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은 가을 단풍이라야 단풍이다 / 성백군
숲속 단풍 몇 잎
가을도 아닌데
아니 저건, 날 때부터 단풍이다.
반들반들
기름기가 잘잘 흐른다
마치, 부모 잘 만나
태어날 때부터 공으로 갑부가 된
망나니 아이의 갑질처럼
단풍이라고 다 단풍인가
단풍에는 가을빛이 있어야 단풍이다
아이는 아이 맛이 있어야 하고
노인은 노인 멋이 있어야 하는데
요즘, 기후변화가 이상해서 그런지
질서가 없다
맛도 없고 멋도 없고 뒤죽박죽
뭐가 옳고 그런지 판단이 안 선다
이리저리 썩여도 잘 비벼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나만
여기저기서 삐거덕거리는 소리
이쪽은 너무 짜고 저쪽은 너무 싱겁고
입맛을 음식 맛에 맞추려 하니 혓바닥이 꼬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