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해, 지는 해 / 강민경
뜨는 해도
지는 해도
눈이 부셔서 마주 볼 수가 없다
왜일까
그렇지,
태어난 날과 그때를
누가 말해주기 전에는
스스로 알지 못하듯
철 든 후에
누구누구를 통해
듣고서야 깨닫게 되는 것처럼
나는
뜨는 해이고, 지는 해이기 때문에
눈을 뜨고도 볼 수 없다.
몇 년을 살고 죽을지
내가 죽는 날이 몇 날 몇 시일지
알 수 없는 까닭에
뜨고 지는 해를 굿이
보려 말고
나고 죽는 날도 생각 말고
성심 성의(誠心誠意)것 살아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