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7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해님이 뒤통수를 치며 환하게 웃는다 / 김원각

 

처마가 뒤집히고

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하천이 범람한 곳에는 쓰레기가 산처럼 쌓이고

 

허리케인 레인(Lane)이

우리 동네 오하우 * (Oahu)로 떼 지어 몰려오더니

옆집 텃밭을 도랑으로 만들고

김 씨네 화단 화초는

모두 모가지를 분질러 놓았다

 

그래도 다는 아닌지

어린 새싹들은 손대지 않고

해 뜨자 슬그머니 물러간다

그게 인정이라면 인정이고 의리라면 의리랄까

일용직 박 씨는 오늘도 일자리를 찾아 나선다

 

허물고, 짓고,

넘어지고, 일어서고, 망하고, 흥하고,

허리케인 지나간 후 다시 복구가 시작되듯이

사람 산다는 게 다 그런 것이라며

해님이 뒤통수를 치며 환하게 웃는다


* 오하우(Oahu) : 하와이 주(州) 청사와 호놀루루 시(市)가 있는 곳.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57 하늘처럼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9.22 103
956 가을에게/강민경 강민경 2018.09.23 154
955 불편한 관계/강민경 강민경 2018.09.23 154
954 가슴으로 찍은 사진 강민경 2018.10.01 159
953 나무 뿌리를 보는데 강민경 2018.10.08 156
952 가을 편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0.11 221
951 사랑은 그런 것이다/강민경 강민경 2018.10.14 131
950 가을 퇴고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0.19 227
949 나를 먼저 보내며 강민경 2018.10.21 221
948 팥빙수 한 그릇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0.30 113
947 폴짝폴짝 들락날락 강민경 2018.11.07 162
946 짝사랑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1.13 124
945 빛의 일기 강민경 2018.11.15 119
944 덫/강민경 강민경 2018.11.23 120
943 H2O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1.24 244
942 밤, 강물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1.30 119
941 당신은 나의 꽃/강민경 강민경 2018.11.30 242
940 소망과 절망에 대하여 강민경 2018.12.05 118
939 전자기기들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2.11 175
938 12월 강민경 2018.12.14 91
Board Pagination Prev 1 ...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