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24 05:40

칡덩쿨과 참나무

조회 수 273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만하는 참나무
밑둥부터 감아돌며 타고오르는 칡덩쿨
나무는 힘든다고 털어내려 손사례치고
덩쿨은 동행하자며 한사코 앙탈을 부린다

누가 공으로 하늘을 오를 수 있느냐며 짜증을 내어도
못났으니 잘난놈 덕보자며 안하무인이다

서로가 어루고 달래며 샘하는 싸움에
지나가던 하루해가 햇볕을 펴고앉아 재판을 하다가
그놈이 그놈인데 한몸에 붙어서 싸움질 해대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다고 떠나버리자

그늘진 참나무는 불어오는 바람에 실없이 꺾기우더니
덩쿨을 의지하여 간신히 버티고
덕보자고 달라붙던 칡덩쿨은
혹 때려다 혹 붙혔다며 징징거린다

그때서야, 산골작 흐르는 개울물이 소리소리 지르며
그런게 삶이라고 사이좋게 지내라는데
칡덩쿨과 참나무는 뒤엉기다 계곡에 빠져서
사랑을 하는지 싸움을 하는지, 골마다 어둠이 들석거린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1 님의 생각으로 유성룡 2006.07.24 205
270 물레방아 강민경 2006.07.22 442
269 무사고 뉴스 성백군 2006.07.19 242
268 봄볕 성백군 2006.07.19 145
267 꽃샘바람 성백군 2006.07.19 218
266 송어를 낚다 이은상 2006.07.19 333
265 한송이 들에 핀 장미 유성룡 2006.07.18 483
264 이 아침에 김사빈 2006.07.15 244
263 내 고향엔 박찬승 2006.07.13 349
262 촛불 강민경 2006.07.12 229
261 살아 갈만한 세상이 김사빈 2006.06.27 304
260 6.25를 회상 하며 김사빈 2006.06.27 523
259 가슴을 찌르는 묵언 file 김용휴 2006.06.22 476
258 바람좀 재워다오/김용휴 file 김용휴 2006.06.18 345
257 대금 file 김용휴 2006.06.13 312
256 세상 어디에도 불가능은 없다 file 박상희 2006.06.08 375
255 귀향 강민경 2006.05.29 227
254 너를 보고 있으면 유성룡 2006.05.27 283
253 문경지교(刎頸之交) 유성룡 2006.05.27 478
252 약속 유성룡 2006.05.26 188
Board Pagination Prev 1 ...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