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03 17:22

11월이 왔으니 / 성백군

조회 수 12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1월이 왔으니 / 성백군

 

 

나뭇잎이 떨어집니다

겨울을 앞에 두고

나무들이 옷을 벗습니다

 

가을을 마무리하는 11월이

이생의 삶을 정리하고 저승으로 향하는 인생처럼

하나하나 나뭇잎을 털어냅니다

그동안 걸치고 있던 입성들이

바닥에서 바람처럼 굴러다닙니다

 

부도 명예도 권세도

영명길 가는 나그네에게는 짐이 된다고

장식품을 벗는 이치를

나무는 나목이 되므로 보여 줍니다

알몸이 되어야 앞이 잘 보인다고

허공에다 잔가지 큰 가지로 지나온 길을

박아 놓았습니다

 

가야지요

삶 넘어, 몇 안 남아

세상 바람을 이기겠다고 발버둥 치는 잔잎이

노욕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 벗어 버리고 가벼워진 몸으로

초겨울 찬바람 앞에 서 보겠습니다

11월이 왔으니 가을이 가기 전에

인생의 끝자락에서 하늘을 향하여

매듭 없는 승리의 함성을 지르겠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14 그리움의 각도/강민경 강민경 2014.04.22 297
1713 장대비 이월란 2008.03.15 296
1712 손안의 세상 성백군 2014.05.23 296
1711 감나무 같은 사람 김사빈 2014.06.14 296
1710 몸과 마음의 반려(伴呂) 강민경 2015.06.08 296
1709 수필 세상의 반(半)이 ‘수그리’고 산다? son,yongsang 2016.02.14 296
1708 기타 2017 1월-곽상희 서신 오연희 2017.01.10 296
1707 손님 강민경 2005.12.20 295
1706 구로동 재래시장 매미들 2 하늘호수 2016.10.20 295
1705 삶의 각도가 강민경 2016.06.12 295
1704 가을비 하늘호수 2017.10.22 295
1703 꽃잎의 항변 천일칠 2005.02.28 294
1702 수필 코스모스유감 (有感) 윤혜석 2013.11.01 294
1701 (동영상시) 이별 앞에서 - Before Parting 차신재 2015.10.07 294
1700 그 살과 피 채영선 2017.10.10 294
1699 손들어 보세요 서 량 2005.08.13 293
1698 새해에는 / 임영준 박미성 2006.01.03 293
1697 시조 호롱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1.24 293
1696 삶이 이토록 무지근할 때엔 최대수 2006.02.17 292
1695 천년을 나의 사랑과 함께 유성룡 2007.02.03 292
Board Pagination Prev 1 ...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