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14 08:53

감나무 같은 사람

조회 수 29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오늘 만난 사람
일상에서 자주 만나지 않던 사람
그 사람이 나더러 감나무 같은 사람이라고 한다.
감나무는 아무데서나 자랄 수 있는
감은 씹어야 가만히 울어 나는 단 맛
땡감도 잘근 잘근 씹으면 달작 지근하다
낫선 사람이라도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
속을 다 뒤집어도 괜찮은 사람
선뜩 자기 자신을 내어 주는
겨울 볕에 하나 매달린 감 같은
겨울을 지나는 객이 먹이가 되라는
까치도 먹고 참새도 먹고
눈서리 맞으며 시린 시간을 견디는 것이라고 하는.
봄철에 감꽃이 떨어지면 감꽃으로 목걸이를 만들어
목에 걸고 하나씩 따먹는 시절도 있었지.
감은 푸근한 우리 큰어머니
이웃집 인심 좋은 아줌마 같은
비 오는 날 우산을 같이 쓰자고 하는 동행 같은 것
설명을 듣고 나니 어깨가 무거워 진다
등에 짐 하나 지고 다니는 것 같아
어찌 그리 살라고 하시나
훌훌 털어 버리고 가볍게 느리게 살고 싶은데
어깨에 멘 감나무 하나
무게로 오면 어찌 해야 하나
햇살 한줌 테불 위를 건너 간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97 바퀴벌레 자살하다 하늘호수 2017.03.30 165
896 임 보러 가오 강민경 2017.07.15 165
895 황혼에 핀꽃 강민경 2018.01.04 165
894 시조 넝쿨손이 울타리를 만날 때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14 165
893 시조 십일월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16 165
892 시조 우리 사랑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26 164
891 연가(戀歌.2/.秀峯 鄭用眞 정용진 2015.03.07 164
890 가을 냄새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1.10.12 164
889 나의 일기 하늘호수 2016.04.06 164
888 수필 나무 file 작은나무 2019.03.24 164
887 꽃이니까요! – 泌縡 김원각 泌縡 2020.03.24 164
886 피마자 1 유진왕 2021.07.24 164
885 시조 코로나 19 – 시詩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06 164
884 세상을 열기엔- 손홍집 2006.04.09 163
883 이월란 2008.03.03 163
882 꽃씨 이월란 2008.03.11 163
881 봄의 가십(gossip) 이월란 2008.03.17 163
880 향기 퍼 올리는 3월 강민경 2012.08.09 163
879 새해 인사 / 필재 김원각 泌縡 2020.01.01 163
878 초승달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9.01 163
Board Pagination Prev 1 ...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