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10 16:55

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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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 / 성백군

 

 

몰래

숨어 오려 했건만

자박자박

어둠이 먼저 알고 소리를 지릅니다

 

이양 들켰으니

이제는 감출 것 없다며

까놓고

똑똑

처마 밑 들창을 두들깁니다

 

저게 참 질기기도 합니다

유년의 기억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고희가 다 된 내 심방을 흔들어 놓네요

 

소꿉놀이 색시 하던,

오줌 싸고 소금 꾸려 다니던,

단옷날 동무 사이에 더위를 팔았다고 싸우려 들던,

그 시절 고향 이야기 속 사람들

지금은 어느 세상에서 살고 있는지

 

그동안

세월에 씻긴 줄 알았는데

주룩주룩 밤비 맞드니

밤하늘에 별빛처럼 반짝입니다

소리가 다 모여 그리운 발걸음이 되네요

 


  1. No Image 31Jul
    by 미주문협관리자
    2016/07/31 by 미주문협관리자
    in 수필
    Views 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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