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0.24 20:51

노숙자

조회 수 24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노숙자 / 강민경

밤낮없이
와이키키 해변, 갓길 벤치에
앉고 더러는 누워
바람만 먹고도 슬금슬금 세를 이루는
노숙자들이 고구마 넝쿨 같다.
  
암실을 향해 뻗는 저 뿌리들의
세상에 나오지 않으려는 오기는
자루 속에 든 고구마 같아
이쪽에서 쫓으면 저쪽으로
저쪽에서 쫓으면 이쪽으로 돌며
단속반 경찰 아저씨와 밀고 당기는
실랑이
늦은 밤까지 지칠 줄 모른다

더욱, 가로등 불빛이 어둠을 벗기는 밤이면
죽죽 뻗어 나가는 저 많은 고구마 넝쿨들
다 걷어 내느라 목이 쉬도록 지쳐버린
경찰 아저씨들의 어깨는 신명 날만 한데 오히려
물먹은 솜방망이처럼 무겁기만 하다.

쫓겨난 노숙자들이 있던 그 자리에
정처 없이 떠도는 몇몇 옷가지들 비닐봉지들
망연자실하여
또 다른 노숙자가 되어
주인을 기다리는 것일까?
불어오는 바람결에 이리저리 돌아보며
한숨짓는다.


  1. 당신은 내 심장이잖아

  2. No Image 08Sep
    by 곽상희
    2007/09/08 by 곽상희
    Views 237 

    들꽃

  3. 그리움이 쌓여

  4. 너무 예뻐

  5. No Image 28Feb
    by 유성룡
    2008/02/28 by 유성룡
    Views 238 

    대지

  6. No Image 21Feb
    by 박성춘
    2012/02/21 by 박성춘
    Views 238 

    선악과는 도대체 무엇인가?

  7. 빛의 얼룩

  8. No Image 10Apr
    by 손홍집
    2006/04/10 by 손홍집
    Views 239 

    칼춤

  9. No Image 18Aug
    by 강민경
    2006/08/18 by 강민경
    Views 239 

    초석 (礎 石 )

  10. No Image 16Feb
    by 이월란
    2008/02/16 by 이월란
    Views 239 

    등라(藤蘿)

  11. No Image 05Apr
    by 황숙진
    2008/04/05 by 황숙진
    Views 239 

    시인을 위한 변명

  12. No Image 27Jun
    by 윤혜석
    2013/06/27 by 윤혜석
    Views 239 

  13. 세벳돈을 챙기며/강민경

  14. No Image 28Aug
    by 서 량
    2005/08/28 by 서 량
    Views 240 

    단순한 사연

  15. No Image 06Jun
    by 강민경
    2012/06/06 by 강민경
    Views 240 

    실체를 벗어버린 밤 풍경

  16. 노숙자

  17. No Image 18Aug
    by 성백군
    2006/08/18 by 성백군
    Views 241 

    밤 손님

  18. 십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19. 살아 있음에

  20. 새 냉장고를 들이다가/강민경

Board Pagination Prev 1 ...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