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09 19:19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조회 수 19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가시나무에 꽃이 피었다

꺾고 싶은데 가시가 있어 망설이다가

꽃 속 꿀을 따는 벌을 본다

 

벌은 꽃에서

노동자로 꿀을 열심히 따 모으지만

종내에는 사람에게 다 빼앗기고

정작, 제 것은 없을 텐데

꿀 따는 동안 남은 달콤한 맛에 취해

무아지경이다

 

사람들은, 죽을 때는

하나도 가지고 가지 못하면서도

강도처럼 벌이 모아 놓은 꿀을 다 빼앗는다

더 많이 가지려는 고리대금업자 같은 습성을

부끄러워할 줄 모른다

 

비록 가난하지만

그래서 장래가 암담하지만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현실에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사는

저 벌의 생애가 참삶 아닌가

 

가시나무꽃 속에서

꿀을 따는 벌, 그 재주가 좋다

세파에 휘둘리는 일 없이

열심히 일하는 벌에게는 못 당하겠다

가시도 비켜선다  

지금의 나를 지키는 것 같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11 약속 유성룡 2006.05.26 188
1110 (단편) 나비가 되어 (2) 윤혜석 2013.06.23 188
1109 태아의 영혼 성백군 2014.02.22 188
1108 내가 세상의 문이다 강민경 2014.10.12 188
1107 그리움 하나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9.08 188
1106 밥 타령 하늘호수 2017.12.01 188
1105 오가닉 청문회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9.26 188
1104 기타 고백(1) file 작은나무 2019.03.06 188
1103 외등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0.04 188
1102 길 떠나는 가을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1.08 188
1101 얹혀살기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8.17 188
1100 시조 빈터 / 천숙녀 독도시인 2022.03.06 188
1099 기상정보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1.22 188
1098 카멜리아 꽃(camellia flawer)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3.04.09 188
1097 7 월 강민경 2007.07.25 187
1096 원죄 이월란 2008.03.21 187
1095 어떤 생애 하늘호수 2017.01.20 187
1094 감기 임 강민경 2016.04.10 187
1093 나쁜엄마-고현혜 오연희 2017.05.08 187
1092 산동네 비둘기 떼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7.16 187
Board Pagination Prev 1 ...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