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10 10:52

비포장도로 위에서

조회 수 43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비포장도로 위에서 /강민경

 

 

 유년시절에는 산길 들길 구별 없이

 다 내 길이라는 생각에 거침이 없었다

 푸른 잔디를 밟는

 발바닥은 부드럽고 포근하여

 이 또한, 내가 오고 갈 길이라는 생각에

 바지 가락 적셔오는 흙탕물 따위에 기죽어

 속도를 줄인다거나 소심할 줄 몰랐지!

 

 발자국 늘면서

 비포장도로 위 순수한 아이는 간 곳 없고

 저 죽을 자리라도 뛰어드는 불나방처럼

 환하고 구김살 없는 포장도로의 유혹에 붙잡혀

 등줄기에 피땀 배는 줄 모른다

 

 어제, 오늘로 끝나지 않을

 나와 후세들에게 영원히 들썩이는

 바람의 특징!

 끝이 아니다.

 

 울퉁불퉁 구불구불 돌고 돌다

 다가선 황혼, 돌아보면

 환하게 뻥 뚫린 포장된 도로가

 한결 편한데

 잊은 적 없는 고향의 푸른 산과 들에 뛰놀던

 동무들이 먼저 와 반기는 소리

 추억에 절여 골똘하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93 포수의 과녁에 들어온 사슴 한 마리 김사빈 2006.12.19 487
1992 고향에 오니 김사빈 2006.12.19 425
1991 고대 시학(詩學)을 통해서 본 시의 근원적 이해 박영호 2006.12.28 881
1990 새해 새 아침의 작은 선물 이승하 2006.12.31 895
1989 어둠별 외롬에 사모친다 유성룡 2007.01.09 247
1988 전지(剪枝) 성백군 2007.01.18 209
1987 기도 성백군 2007.01.18 145
1986 빈컵 강민경 2007.01.19 353
1985 바다 건너에서도 피는 모국어의 꽃 박영호 2007.01.22 914
1984 천년을 나의 사랑과 함께 유성룡 2007.02.03 292
1983 조문해주신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승하 2007.02.23 501
1982 곤지(困知) 유성룡 2007.02.28 212
1981 地久 천일칠 2007.03.08 229
1980 꽃 그늘 아래서 지희선(Hee Sun Chi) 2007.03.11 133
1979 시조 짓기 지희선(Hee Sun Chi) 2007.03.11 155
1978 노시인 <1> 지희선 2007.03.11 176
1977 우리가 사는 여기 김사빈 2007.03.15 244
1976 초승달 성백군 2007.03.15 204
1975 낙엽 이야기 성백군 2007.03.15 194
1974 3월에 대하여 김사빈 2007.03.18 203
Board Pagination Prev 1 ...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