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19 19:42

신발 가장론(家長論)

조회 수 235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신발 가장론(家長論) / 성백군


흩어진 신발들
방안에서는 왁자한 사람들의 소리 시끄러운데
방 밖에서 곤한 잠에 빠져있다

바로 누운 것이 많지만
엎어진 것도 있고 겹처진 것도 있다
벗어놓은 그대로 방안에서 무슨 소리가 나도 상괸하지 않고
저리 편한 것을 보면
버려진 것도 아니요 억울해하는 것도 아니다
할 일 다 하고 쉬는 사람 모습이
벗어놓은 신발을 닮아야 하는데---,

어쩌다 술 취한 사람이 콧등을 밟으면
벌떡 일어나 눈 비비며 무슨 일인가 살펴보다가
제 일이 아니면 다시 잠들기도 하지만
제 일이면 크게 입 벌려 찢어지게 하품 한 번 하고 일어서면 족하다
저벅저벅 걷는 저 모습
뒷축이 기울고 옆구리가 터졌지만
세상이 알아주기까지는 불평 한마디 않고 게으름 피지 않는다.

사랑이란 저런 것이다
가장이란 저런 것이다
제 몸을 열어 가족을 담고 몸이 닳기까지 걸어가는 것
아침 출근길에 아내가, 아이들이
코끝이 반짝반짝 하도록 닦아 내놓은 구두 한 켤레
그것 신고 밥벌이 나서는 것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72 달, 그리고 부부 하늘호수 2016.10.02 246
771 비빔밥 2 성백군 2015.02.25 246
770 당신의 소신대로 강민경 2015.03.15 246
769 고무풍선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4.22 246
768 어둠별 외롬에 사모친다 유성룡 2007.01.09 247
767 줄어드는 봄날 새벽 배미순 2007.04.20 247
766 천상바라기 유성룡 2007.08.06 247
765 바람서리 이월란 2008.02.20 247
764 벽2 백남규55 2008.09.20 247
763 물웅덩이에 동전이 강민경 2018.04.19 247
762 수필 세계 한글작가대회ㅡ언어와 문자의 중요성ㅡ 박영숙영 2015.10.31 247
761 해 넘어간 자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6.12 247
760 풍경 속에 든 나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24 247
759 자질한 풀꽃들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4.23 247
758 해를 물고 가는 새들 강민경 2014.07.02 248
757 수필 아프리카의 르완다를 다녀와서-이초혜 미주문협 2017.02.26 248
756 물속, 불기둥 하늘호수 2016.07.05 248
755 시 / 바람 3 son,yongsang 2017.09.04 248
754 설산을 안고 앵두 빛 동심을 찾다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25 248
753 사랑이란 file 박상희 2006.04.25 249
Board Pagination Prev 1 ...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