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의 초상(肖像) / 성백군
얼굴이 화끈거린다
레이저로
까만 점을 지우고 검버섯을 긁은 자국에
열꽃이 피었다
어언 70년을 살아온
삶의 흔적인
겉으로 당하고 속으로 삭인 얼룩을
돈 몇 푼 주고 지우려 했다고
피부가 성질을 내고 있다
아리고, 쑤시고,
상처 자국이야 얼마든지 참을 수 있지만
나 챙겨주려는 아내의 성화가 고마워서
평생 화장품 하나 사주지 못한 내 무심함이 미안해서
생전 처음 가보는 미용실에서
남의 여자의 손에 단단히 꼬집혔다
마치, 벌이라도 받는 것처럼
그동안
미워하고 욕하고 비난하고 억지 쓰며 싸운
허물과 죄들이
지워지느라 다닥다닥 딱지가 붙었다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후회하고 미안해하고 좋아하며 깨끗해지기를 기대하는
환하게 웃는 두 얼굴
거울 속에 있다.
621 - 08142014
시
2014.09.11 18:56
얼룩의 초상(肖像)
조회 수 204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373 | 걸어다니는 옷장 | 이월란 | 2008.05.05 | 222 | |
1372 | 시 | 그늘의 탈출 | 강민경 | 2014.10.04 | 222 |
1371 | 시 | 들꽃 선생님 | 하늘호수 | 2016.09.07 | 222 |
1370 | 시조 |
침묵沈黙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1.02.04 | 222 |
1369 | 시 | 입춘대길(立春大吉)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02.08 | 222 |
1368 | [시]휴머니즘 | 백야/최광호 | 2007.03.25 | 221 | |
1367 | 시 | 미리준비하지 않으면 | 강민경 | 2016.01.26 | 221 |
1366 | 수필 |
메아리
![]() |
작은나무 | 2019.02.21 | 221 |
1365 | 시 | 금단의 열매 1 | 유진왕 | 2021.07.25 | 221 |
1364 | 신 내리는 날 | 성백군 | 2005.12.07 | 220 | |
1363 | 그대 가슴에 | 강민경 | 2009.01.06 | 220 | |
1362 | 시조 |
풀잎이 되어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1.06.06 | 220 |
1361 | 시 | 숨쉬는 값-고현혜(Tanya Ko) | 오연희 | 2016.07.08 | 220 |
1360 | 봄의 부활 | 손홍집 | 2006.04.07 | 219 | |
1359 | 희망 전상서 2 | 김화영 | 2007.09.24 | 219 | |
1358 | 바람 사냥 | 성백군 | 2011.11.07 | 219 | |
1357 | 시 | 억세게 빡신 새 | 성백군 | 2013.11.21 | 219 |
1356 | 시 | 환생 | 강민경 | 2015.11.21 | 219 |
1355 | 12 월 | 강민경 | 2005.12.10 | 218 | |
1354 | 싹 | 성백군 | 2006.03.14 | 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