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12 03:02

해 넘어간 자리 / 성백군

조회 수 24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넘어간 자리 / 성백군

                             

                                                                                         

 

종일 몸살 앓던 대지(大地)

서산에 떨어지자

신열을 토해내며 기지개를 켭니다

굽은 등이 펴지고 팔다리가 뻗칠 때마다

관절 사이에서 어둠이 기어나와 발바닥을 핥습니다

침묵은 깨어지고

발등으로, 무릎으로, 언어(言語)들이 올라와

귀가 밝아집니다.

 

한낮의 열기가 밀리는 자리에

밤의 정령들이 들어오는 소리를 듣습니다

억눌린 육신을 덮어주고

소외된 영혼이 위로를 받습니다

 

삶이 같지 않더라도

생욕은 영원하고

고난의 앞자리가 아프긴 하지만

끝자리도 있습니다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하나님의 사랑을 알면

고난 속에도 기쁨이 있는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어둠이 깊어 갈수록 별들은 밝아지고

별이 똑똑할 때마다  어둠은 어리석어집니다

양지가 음지되고 음지가 양지되는 넘어간 자리에는

미운정 고운정이 들어있는

편안한 행복이 있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0 석류의 사랑 강민경 2005.06.28 517
89 피아노 치는 여자*에게 서 량 2005.06.22 642
88 노란리본 강민경 2005.06.18 275
87 빈 집 성백군 2005.06.18 256
86 풀 잎 사 랑 성백군 2005.06.18 303
85 유월(六月) / 임영준 윤기호 2005.05.31 264
84 아우야, 깨어나라 고영준 ko, young j 2005.05.18 355
83 밤에 듣는 재즈 서 량 2005.05.17 289
82 Fullerton Station 천일칠 2005.05.16 171
81 [가슴으로 본 독도] / 松花 김윤자 김윤자 2005.05.11 271
80 연두빛 봄은 김사빈 2005.05.08 356
79 밤에 피는 꽃 서 량 2005.05.06 689
78 유나의 웃음 김사빈 2005.05.04 461
77 아침에 나선 산책 길에 김사빈 2005.05.04 263
76 사모(思慕) 천일칠 2005.04.26 209
75 월터 아버지 서 량 2005.04.11 326
74 재외동포문학의 대약진 이승하 2005.04.09 370
73 그렇게 긴 방황이 김사빈 2005.04.09 311
72 산(山) 속(中) 천일칠 2005.04.04 267
71 꿈꾸는 산수유 서 량 2005.04.02 359
Board Pagination Prev 1 ...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