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17 20:26

그림자의 비애

조회 수 329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림자의 비애 / 성백군



달은 중천에 떠 있고
야자나무 그림자가 뱃전을 두드린다

빈 갑판 위
동면하는 구렁이처럼 감겨 있는
밧줄이 달빛에 잠시 눈을 떠서
제 모습 드러내고는 성가시다는 듯
다시 잠이 든다

파도에 휩쓸려
한 발짝 한 발짝 내딛다가
나무에 붙블려 물속을 떠나지 못하는
저 그림자의 비애
육신에 갇혀서
자유를 잃어버린 영혼의 고뇌처럼
바람이 불 때마다 야자나무 몸짓 따라
바닷속 흑암을 뒤지며 탈출구를 찾는데

어느새
달 문턱 걸터앉은 한 무리의 구름이
바다에 그물을 드리우고 그림자를 낚아 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94 야자나무 밤 그림자 강민경 2011.11.06 444
693 나는 왜 시를 쓰게 되었나? 박성춘 2011.11.06 470
692 알을 삼키다; 세상을 삼키다 박성춘 2011.11.05 369
691 헬로윈 (Halloween) 박성춘 2011.11.02 286
690 공기가 달다 박성춘 2011.11.02 258
689 산동네 불빛들이 강민경 2011.10.30 181
688 주시 당하는 것은 그 존재가 확실하다 박성춘 2011.10.25 181
687 김우영 작가 독서노트 김우영 2011.10.24 836
686 돌아갈 수 없는 다리를 건너온 걸까 강민경 2011.10.21 340
» 그림자의 비애 성백군 2011.10.17 329
684 이현실 수필집 /작품해설 / 김우영 2011.10.14 683
683 몸으로 하는 말 강민경 2011.10.05 249
682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어디로 갈 것인가? 김우영 2011.10.01 673
681 범인(犯人) 찾기 성백군 2011.09.12 354
680 저 따사로운... 김우영 2011.09.12 577
679 진리 김우영 2011.09.01 356
678 박명 같은 시 형님 강민경 2011.09.01 459
677 미지의 독자에게 올리는 편지 이승하 2011.08.23 564
676 열차에 얽힌 추억 이승하 2011.08.23 838
675 이동하·이승하 형제의 글쓰기 이승하 2011.08.23 411
Board Pagination Prev 1 ... 75 76 77 78 79 80 81 82 83 84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