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終身) / 성백군
수평선에 걸려있는 낙조(落照)는
우리들의 어머니입니다
평생을 자식 위해 다 써버리고 이제
더 줄 것이 없자 미련없이 떠나려 합니다
누가 태양 빛이 빨갛다고만 하던가요
누가 태양 빛이 뜨겁다고만 하던가요
마지막 가시는 길이 저리 순한데
지나가는 구름, 들여다보다 남은 힘마저 다 빨아들이고
속이 뒤집어져 벌겋게 드러나 보이네요
약삭빠른 갈까마귀 떼들은
부스러기라도 주워 먹겠다며 잔양(殘陽)을 물고 하늘을 날아가요
날갯죽지에 도금했나 봐요. 반짝반짝 빛이 나네요
점잖다는 화물선도 속을 다 비우고 오느라고 늦었는지
새들의 꼬리를 잡고 구름 사이를 뚫으면서 급했나,
뚜 뚜 경고음을 울리네요. 내 몫은 남겨놓으라고
그렇지만 낙조(落照)는 말이 없어요. 바보천치일까요
아니어요, 어머니는 사랑이니까
당신의 아이들에게 마지막 목숨까지 헌신하는 거예요
야금야금 먹히면서 끝까지 얼굴 한번 붉히지 않으시고
종신(終身)이란 이름으로 와서 제 욕심만 채우려는 자식들에게 정말
종신(終身)자식 되게 해 주시네요
찰칵찰칵 낙조를 찍어대는 사진사들
저들은 어머니의 마음을 알까
어느 화려한 전시장에 오래오래 걸렸으면 좋겠습니다
영원히 종신(終身)할 수 있도록
135 - 04152006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574 | 나의 가을 | 강민경 | 2011.12.22 | 180 | |
1573 | 가련한 예수를 위하여ㅡ크리스마스 이브에 올리는 시 | 이승하 | 2011.12.23 | 362 | |
1572 | 안부 | 김사빈 | 2011.12.31 | 185 | |
1571 | 이빨 빠진 호랑이 | 성백군 | 2012.01.08 | 481 | |
1570 | 유나네 태권도 | 김사빈 | 2012.01.09 | 343 | |
1569 | 지상에 숟가락 하나 | 김우영 | 2012.01.10 | 555 | |
1568 | 불안 | 강민경 | 2012.01.13 | 86 | |
1567 | 낮달 | 성백군 | 2012.01.15 | 98 | |
1566 | 차원과 진화 - Dimension & Evolution | 박성춘 | 2012.01.28 | 210 | |
1565 | 정월 | 강민경 | 2012.01.28 | 134 | |
1564 | 최후의 이동수단 - 꿈의 이동장치 | 박성춘 | 2012.01.29 | 338 | |
1563 | 인생 | 성백군 | 2012.02.10 | 183 | |
1562 | 김우영 작가의 명품시리즈 '언니의 명품' | 김우영 | 2012.02.11 | 571 | |
1561 | 나는 마중 물 이었네 | 강민경 | 2012.02.15 | 206 | |
1560 | 선악과는 도대체 무엇인가? | 박성춘 | 2012.02.21 | 238 | |
1559 | 최고의 상담 | 박성춘 | 2012.02.24 | 154 | |
1558 | 인연이란 | 김사빈 | 2012.03.04 | 272 | |
1557 | 추태 | 강민경 | 2012.03.21 | 118 | |
1556 | 정자나무의 속내 | 성백군 | 2012.03.25 | 137 | |
1555 | <김우영의 세상사는 이야기>세계는 한류열풍, | 김우영 | 2012.04.06 | 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