볏 뜯긴 수탉 / 성백군
산기슭으로
야생닭 식구들이 소풍 나왔나 보다
암탉 네 마리, 병아리 일곱 마리
수탉 한 마리
그런데 저 수탉
왜 저래, 볏이 없잖아
보면 몰라, 대식구 먹여 살리느라
진이 다 짜진 거지
헐, 진은 무슨
이 여자 저 여자 집적대다
암탉에게 볏을 물어뜯긴 거지
잘 봐 더
내 원 참
여자의 질투는 세월도 비껴가나 봐
늙은 서방 앞에 놓고 겁주고 있으니
수탉, 네 모양이나 내 처지나 그게 그거
뒷집 지고 어슬렁거리기나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