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09 19:19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조회 수 20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가시나무에 꽃이 피었다

꺾고 싶은데 가시가 있어 망설이다가

꽃 속 꿀을 따는 벌을 본다

 

벌은 꽃에서

노동자로 꿀을 열심히 따 모으지만

종내에는 사람에게 다 빼앗기고

정작, 제 것은 없을 텐데

꿀 따는 동안 남은 달콤한 맛에 취해

무아지경이다

 

사람들은, 죽을 때는

하나도 가지고 가지 못하면서도

강도처럼 벌이 모아 놓은 꿀을 다 빼앗는다

더 많이 가지려는 고리대금업자 같은 습성을

부끄러워할 줄 모른다

 

비록 가난하지만

그래서 장래가 암담하지만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현실에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사는

저 벌의 생애가 참삶 아닌가

 

가시나무꽃 속에서

꿀을 따는 벌, 그 재주가 좋다

세파에 휘둘리는 일 없이

열심히 일하는 벌에게는 못 당하겠다

가시도 비켜선다  

지금의 나를 지키는 것 같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75 어쨌든 봄날은 간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5.26 174
974 평화의 섬 독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21 174
973 10월 6일 2023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10 174
972 낮달 강민경 2005.07.25 173
971 시인이여 초연하라 손홍집 2006.04.08 173
970 소라껍질 성백군 2008.07.31 173
969 시조 내 시詩는 -봄비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14 173
968 물고기의 외길 삶 강민경 2017.08.03 173
967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고백(4)- 작은나무 2019.04.27 173
966 나에게 기적은 강민경 2020.01.22 173
965 시조 뜨겁게 풀무질 해주는 나래시조, 50년에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3.14 173
964 진달래 성백군 2006.05.15 172
963 연륜 김사빈 2008.02.10 172
962 하다못해 박성춘 2008.03.25 172
961 강설(降雪) 하늘호수 2016.03.08 172
960 시조 아침나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08 172
959 아내의 품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5.26 172
958 늙은 등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14 172
957 Fullerton Station 천일칠 2005.05.16 171
956 방향 유성룡 2007.08.05 171
Board Pagination Prev 1 ...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