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에게 당했다 / 성백군
파도가 싸운다
바다 중심이 아닌
변두리 모래언덕에서
밀물 썰물이 오며 가며
지네들끼리 영역 다툼을 한다는데
그것도 삶이라는데, 뭐라 할 수 있겠나만
굳이 모래를 끌어들여
뒤넘기를 해야 하나
여랑 야랑 진보가 보수가
정치한다고
민생을 끌어들여 야생(野生)을 만들지만
모래가 수영복 속으로 들어오고
모래가 씻겨나간 해수 바닥에는
날카로운 돌이 많아 발 딛기도 힘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