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 성백군
경기도 안 좋고
날씨는 춥고
연말은 꼬박꼬박 다가오고
마음에 그늘이 지나봅니다
돈 쓸 일은 많은데
액수를 줄일 때마다
미안하다 못해 서러워지네요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하는 마음이 부끄럽기도 하고
기웃거리던 옆집 김 씨
입이 한다발이나 나와서
장사가 안된다고 투덜대는데
그 말이 어쩌나 좋은지 한 달 매상보다 낫네요
정말이에요, 나
이웃 못되기를 바라는
나쁜 사람 아니에요, 그런데 말이죠
어째서 그 말이 내게 위로가 되는지는 모르지만
그늘진 마음 얼어붙기 전에
이웃과 속내 털어놓고
위로하고 위로받으며 맺힌 삶
털어내는 연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