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6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해님이 뒤통수를 치며 환하게 웃는다 / 김원각

 

처마가 뒤집히고

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하천이 범람한 곳에는 쓰레기가 산처럼 쌓이고

 

허리케인 레인(Lane)이

우리 동네 오하우 * (Oahu)로 떼 지어 몰려오더니

옆집 텃밭을 도랑으로 만들고

김 씨네 화단 화초는

모두 모가지를 분질러 놓았다

 

그래도 다는 아닌지

어린 새싹들은 손대지 않고

해 뜨자 슬그머니 물러간다

그게 인정이라면 인정이고 의리라면 의리랄까

일용직 박 씨는 오늘도 일자리를 찾아 나선다

 

허물고, 짓고,

넘어지고, 일어서고, 망하고, 흥하고,

허리케인 지나간 후 다시 복구가 시작되듯이

사람 산다는 게 다 그런 것이라며

해님이 뒤통수를 치며 환하게 웃는다


* 오하우(Oahu) : 하와이 주(州) 청사와 호놀루루 시(市)가 있는 곳.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0 깎꿍 까르르 김사빈 2005.04.02 337
69 아침이면 전화를 건다 김사빈 2005.04.02 332
68 K KOREA에서 C COREA로 갑시다 이남로 2005.03.30 454
67 산수유 움직이고 서 량 2005.03.28 230
66 동백꽃 천일칠 2005.03.17 253
65 밤에 하는 샤워 서 량 2005.03.13 400
64 [삼월의 눈꽃] / 松花 김윤자 김윤자 2005.03.13 451
63 꽃잎의 항변 천일칠 2005.02.28 291
62 Indian Hill 천일칠 2005.02.22 269
61 Exit to Hoover 천일칠 2005.02.19 195
60 눈도 코도 궁둥이도 없는 서 량 2005.02.17 320
59 주는 손 받는 손 김병규 2005.02.16 454
58 위기의 문학, 어떻게 할 것인가 이승하 2005.02.14 662
57 우회도로 천일칠 2005.02.11 205
56 몸이 더워 지는 상상력으로 서 량 2005.02.07 440
55 우리 시대의 시적 현황과 지향성 이승하 2005.02.07 1158
54 해 바 라 기 천일칠 2005.02.07 264
53 철로(鐵路)... 천일칠 2005.02.03 210
52 아들의 첫 출근/김재훈 김학 2005.02.03 587
51 생선가시 잇몸에 아프게 서 량 2005.02.03 841
Board Pagination Prev 1 ...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