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길 불청객 / 강민경
석양 무렵 산으로 오르는
갓길에 지천으로 핀
크고 작은 꽃과 눈을 맞추려고
허리를 굽히는데, 꽃 향에 빠졌던
하얀 나비 한 마리
인기척에 놀랐는지 부챗살 같을 날개
아쉬운 듯
내 어깨를 스치며 날아오른다
반갑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한
내가
어- 너도 있었네 하는데
어느새
큰 나무 사이 저쪽으로 가뭇하다
오랜만에
양지바른 꽃동산에서
나비 쫓아다니며 술래 놀이하던
때를 떠올리는
내가
저에게는 불청객이라는 듯
뒤도 돌아보지 않는다
갓길이 휑하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38 | 아동문학 | 호박 꽃 속 꿀벌 | savinakim | 2013.11.22 | 464 |
837 | 시 | 억세게 빡신 새 | 성백군 | 2013.11.21 | 301 |
836 | 시 | 낙엽단상 | 성백군 | 2013.11.21 | 233 |
835 | 시 | 보름달이 되고 싶어요 | 강민경 | 2013.11.17 | 283 |
» | 시 | 갓길 불청객 | 강민경 | 2013.11.07 | 319 |
833 | 시 | 물의 식욕 | 성백군 | 2013.11.03 | 353 |
832 | 시 | 밤송이 산실(産室) | 성백군 | 2013.11.03 | 313 |
831 | 시 | 가을의 승화(昇華) | 강민경 | 2013.11.02 | 378 |
830 | 시 | 사랑하는 만큼 아픈 (부제:복숭아 먹다가) | 윤혜석 | 2013.11.01 | 468 |
829 | 시 | 시월애가(愛歌) | 윤혜석 | 2013.11.01 | 257 |
828 | 수필 | 코스모스유감 (有感) | 윤혜석 | 2013.11.01 | 362 |
827 | 수필 | 김우영 작가의/ 주당 골초 호색한 처칠 | 김우영 | 2013.10.27 | 860 |
826 | 시 | 노숙자 | 강민경 | 2013.10.24 | 306 |
825 | 시 | 풍광 | savinakim | 2013.10.24 | 259 |
824 | 시 | - 술나라 | 김우영 | 2013.10.22 | 369 |
823 | 수필 | 김우영 작가의 에세이/ 이 눔들이 대통령을 몰라보고 | 김우영 | 2013.10.20 | 624 |
822 | 시 | 방파제 안 물고기 | 성백군 | 2013.10.17 | 371 |
821 | 시 | 바람을 붙들 줄 알아야 | 강민경 | 2013.10.17 | 378 |
820 | 수필 | 아침은 | 김사비나 | 2013.10.15 | 397 |
819 | 시 | 그가 남긴 참말은 | 강민경 | 2013.10.11 | 38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