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배기 사랑

2009.11.24 17:50

박정순 조회 수:28

눈 대신 비가 내리는 오늘 아침 출근길에 까칠한 얼굴로 남편은 다시 문 두드리며 “조심해서 운전해. 비가 내리면서 도로 위가 얼었어.” 내게 일러주려다 "꽈당" 하고 넘어진 남편의 마음을 줍는다. 남들처럼 말로서 선물로서 매끄럽게 달콤하게 꿈꾸게 하진 못해도 말없는 표정속에 가슴속엔 된장 냄새 가득한 뚝배기 사랑을 가진 남자 들판엔 마른 수수깡처럼 쌓인 눈 위로 한 줄기 햇살 살갑게 비치는 남편의 출근길 2000년 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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