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떠나간 빈 자리

2011.01.13 20:22

권태성 조회 수:454 추천:62


한때는
세월이 빨리 가서
아이들이 대학에 입학하기만 하면
내 세상이 될 줄 알았다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핑크 빛 상상의 날개 펼치며
마치 세월이 빨리 가지 않아
안달이 난 사람처럼

그러다, 한때는
세월이 빨리 가서
아이들이 대학만 졸업해 보아라
정말, 정말 해보고 싶은 것 다 하리라
스스로 몇 번을 다짐했었다
핑크 빛 상상의 날개 펼치며
마치 아이들 때문에
아무것도 못해본 사람처럼

세월은 그렇게 흘러갔고
아이들은 둥지를 떠나
일년에 두어 번, 볼뚱 말뚱
텅 빈집에, 두 내외 마주 앉아
아이들 떠난 빈 자리
채울 수 없는 허전함으로
무심한 세월을 탓하며
또 한 해를 보낸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8 판문점 권태성 2011.05.15 511
97 긴 하루 권태성 2009.06.08 511
96 사랑해도 되나요 권태성 2009.06.16 507
95 외숙모님 권태성 2009.02.23 503
94 자랑스러운 친구 권태성 2007.10.09 498
93 평사리 권태성 2006.11.19 491
92 나는 갈대이고 싶다 권태성 2009.12.17 487
91 아메리칸 인디안들의 슬픈 이야기 권태성 2005.07.22 485
90 사랑은(3) 권태성 2009.05.29 479
89 아내에게 남발한 공수표 권태성 2010.08.08 476
88 청계산 바위 굴 권태성 2006.11.28 476
87 봄 정원에서-잡초에게 권태성 2008.06.05 468
86 불알친구 권태성 2011.06.03 466
85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 권태성 2005.06.20 466
84 나는 네가 있어 행복하다 권태성 2012.04.10 464
83 병아리 시인 권태성 2010.07.05 461
» 아이들이 떠나간 빈 자리 권태성 2011.01.13 454
81 친구야! 권태성 2010.11.08 453
80 아기 잎새들의 일생 권태성 2008.04.16 452
79 나에게 그대가 있어 권태성 2011.02.17 450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6.19

오늘:
0
어제:
0
전체:
14,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