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시간

2007.10.30 07:56

김사빈 조회 수:57



밤새 뒤척이던 바람에 잠을 설치고
새벽 바다에 나왔다.
바다 끝에서 부터 준비하는 아침은
막 도착한 새벽 손님을 맞이하기에 분주 하다

몇 겁을 지나면서 아침마다
새로운 손님맞이 하였을 오늘
햇살이 구름 사이로 길을 열고
동편은 붉어진 새댁 얼굴이다

모래밭에 먼저 걸어간 발자국에
새발자국이 겹쳐서 있다가
파도에 놀라서 달아 난 비움  

밀물이 바싹 다가와 하루를 밀어 놓는다.
수직으로 평평한 삶이 다시 이어지고
모래 바닥 구멍에서 얼굴을 삐죽이 내밀다 들킨
계가 모로 기어서 다시 굴속으로 들어간다.

모래 바닥에 숭숭히 뚫린 구멍들
우리가 무심코 지난 그곳도
진부한 삶이 있다는 것을 알아 버리니
밟아버리고 지나온 날들이 되돌리고 싶어진다.

다시 밀물이 밀어다 놓은
작은 신발 한 짝 임자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들의 시간들이 거기 기다리고 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299 풍장(風葬) 한길수 2007.10.31 49
4298 새끼줄을 기억하며 3 한길수 2007.10.31 51
4297 사춘기, 지나가는 병 성민희 2007.11.01 54
4296 라스베가스를 다녀왔다. (2007년) 1 성민희 2007.11.01 51
4295 꽃, 뿐이네 오연희 2008.03.14 47
4294 할로우윈 데이 (Halloween Day)에 백선영 2007.10.30 36
» 우리들의 시간 김사빈 2007.10.30 57
4292 로마 그 영원히 살아있는 도시에서 이용애 2007.11.17 45
4291 이슬이여 이용애 2007.10.30 62
4290 이핍꽃은 피고 지고 정찬열 2010.09.25 80
4289 꿈속의 님 1 외6편 / 석정희 석정희 2007.10.30 56
4288 인연 # 1 이 상옥 2007.12.12 55
4287 그대에게 손영주 2007.10.29 46
4286 우회(迂廻) 장태숙 2007.10.28 48
4285 送, 去 채영식 2007.10.28 51
4284 에라이(LA) 비야 채영식 2007.10.28 41
4283 정신분열 박성춘 2007.10.28 50
4282 그 나라 꿈꾸다 file 손영주 2007.10.28 45
4281 엄마와 함께 이영숙 2009.01.12 42
4280 마음 비운 것이 약 성민희 2007.10.28 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