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우

2010.12.22 23:59

이주희 조회 수:103


폭우 / 이주희



    갈피만 빗질하던 낮 비

    밤길이 과녁이다

    차창 안에 들겠다고

    아우성치며 매달리는 물 알갱이

    쉼 없이 밀쳐내는 두 팔 와이퍼

    거리는 깊숙이 물 도배 되었다

    뿌옇게 초점 잃어가는 시야

    뭍으로 올라선 바다 고래인 듯

    멈춰선 자동차들

    사라진 길

    그 길 더듬어오는 어머니의 염려

    비가 비를 적시는

    비를 비가 적시는

    무지개여

    날개를 달아라


    -2010. 겨울. 10번 Freeway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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