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꽃 필때쯤
2008.01.12 07:48
목련꽃 필 때쯤
30년 살 동안 한번도 듣도 보도 못한 소리
사랑한다는 말을 들은 어느 날
가슴이 활활하여 길 밖에 섰을 때
저 모퉁이 어느집에 목련꽃이 피었다
꼭 붉은빛이 부끄러운 색깔로 변했는지
다소곳한 채로
바람 결 이랑을 헤치고 사랑으로 서 있다
아직 필 때는 아닌데
아직 1월인데
서둘러 불타고 있다
아마 설레는 가슴을 주체하지 못하고
잦은 담금질도 부질없다 하여
주눅들려 기를 펴지 못한 울분이
속에서 진액으로 넘쳤는지
아직 채 2월도 되기 전에
수줍음이 되었다
실패의 거름덩이로 모아지고
아름다웠던지 후회스러웠던지
지난 세월은 모두가 흘러갔다고
일찍 필 때도 늦게 질 때도 있다는
목련꽃은
그렇게 고집스레
인생을 앞서가고 있었다
한 땀 한 땀 추억을 살아내고 있었다.
장 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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