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김영교
2010.03.12 18:44
얼굴도 없는 것이
앞장서서
흔드는 아지랑이 손짓
발목도 잡히지 않은 채
허용되는 동거
보이지 않지만 너 거기 있어
만져지지 않지만 너 분명 있어
언제나 반가운 너의 실존
꼭 껴안고 물기를 털어준다
금방 감은 윤기 도는 검은 머리
레몬 숲이 일렁인다
과수원을 돌아 아랫마을로 가는 바람
정면에 놓인 작은 대문
초인종을 누르면
어디에선가
반갑게 달려나오는 맨발
동네 어구 길목마다
모양없이 가득하기만 한
너
잠들어 있는 호흡을
고르게 일깨우는 방향(芳香)
길 잃지 않게하는 너의 행보
흐르기 시작하면
일어나
깊은 산* 계곡을
뒤도 안돌아 보고 줄지어 넘어가는
신호탄
너 안에 길 하나
사람 사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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