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잎새들의 일생

2008.04.16 03:58

권태성 조회 수:43

이른 봄
귀여운 아기 잎새들

나는 너희들의 일생을
내 손바닥 보듯이
훤히 알고 있나니
한해도 채우지 못할
너희들의 짧은 일생
그리 순탄치 만은 않을 터

이른 봄 부드러운 햇살에
부지런히 살찌우고
긴 여름의 하루 해
원 없이 즐기다가
저무는 가을 들녘
붉게 물 들여
뭍 시인들의 입방아에
숱하게 오르내리겠지

찬 바람
뼛속까지 스며드는
어느 날, 너는
낙엽이라는 이름으로
겨울 비에 젖어
사라지리니

너의 짧은 일생을 보며
몇 십 배 길다는
나의 일생도
부처님 손바닥 보듯
훤히 보이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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