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2008.05.10 14:08

이월란 조회 수:0




그 섬에


                                                   이 월란




그 섬에 가거들랑
그대여 부디
하고 싶었던 말들일랑 잊어 주세요
속 깊어 멍든 바다의 말
삼키고 삼켜 섬이랍니다


그 섬에 가거들랑
그대여 부디
그리웠단 말은 하지 마세요
부서지는 언약의 포말에
부딪치고 부딪쳐 섬이랍니다


그 섬에 가거들랑
그대여 부디
다시 온단 말은 하지 마세요
기다림에 통곡하는 바다
쓰다듬고 쓰다듬어 섬이랍니다


그 섬에 가거들랑
그대여 부디
외로웠단 말은 하지 마세요
푸른 바다 숲 속에 물새 한 마리 노닐다 가는
암자처럼 비우고 또 비워 섬이랍니다


그 섬에 가거들랑
그대여 부디
보고싶었단 말은 하지 마세요
눈물같은 바다에 반신을 담그고도
철따라 해풍에 피고 지는 꽃 한 송이
바라보고 바라보다 섬이랍니다


그 섬에 가거들랑
그대여 부디
가슴 아프다는 말은 하지 마세요
수평선 너머 지는 해따라 버린 그리움
수평선 너머 뜨는 해따라 다시 자란 그리움에
목이 메고 목이 메어 섬이랍니다


그 섬에 가거들랑
그대여 부디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마세요
사랑은 바다처럼 깊고, 바다처럼 넓은 가슴이어야 한다는 말
품고 또 품어 섬이랍니다

                                
                                                  2008-02-24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519 파일, 전송 중 이월란 2008.04.11 0
10518 <font color=#310063>조각 그림 박봉진 2008.04.11 0
10517 쉿! 이소연씨 오영근 2008.04.15 0
10516 종 소리 백선영 2008.04.19 0
10515 침략자 이월란 2008.04.20 0
10514 거부하는 것으로 배희경 2008.04.20 0
10513 탕자의 비유 오영근 2008.04.19 0
10512 추모의 글 ㅡ고원 교수님 영전에ㅡ 배희경 2008.04.20 0
10511 다시 찾은 파피(Poppy )꽃 단지에서 이용애 2008.04.26 0
10510 우리는 하나 / 석정희 석정희 2008.04.27 0
10509 왼쪽 발바닥의 시편 오영근 2008.04.27 0
10508 가슴을 이고 사는 그대여 유성룡 2008.04.28 0
» 그 섬에 이월란 2008.05.10 0
10506 밤 과 등불 강민경 2008.04.30 0
10505 어느 곡예사의 옹이 장정자 2008.05.05 0
10504 촛불-자살 놀이 오영근 2008.06.30 0
10503 사람, 꽃 핀다 이월란 2008.05.04 0
10502 편지 박정순 2009.04.18 0
10501 UFO(견공시리즈 50) 이월란 2009.12.09 0
10500 토비의 창(견공시리즈 51) 이월란 2009.12.09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