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곡예사의 옹이

2008.05.05 03:01

장정자 조회 수:0

중국  여행길에  만난  곡예사는
나를  슬프게  한다
아무리  평생을  몸담고  닦달을  했대도  그렇지
어쩌면
온  몸이  바로
파충류같이  이리저리  맘대로
조이고  풀고

몸을  모아  동그랗게  만들더니,
하나의  벌레로  옹크리더니,
아이들이  구르는 조그만  원통  안으로
그  몸을  밀어 넣는다
다리를  한껒  길게  늘어뜨리고
마침내  뒤로  제쳐  올려
그것도  모자라
머리를  땅에  박고  빙빙  돈다

평생  기른  수염을,  그  긴  수염을
세월의  흰  수염을,
한데  오무려
기적의  혼을  어루만지면서
아마
팔십살은  되었을  저  곡예사는
인생을  무어라  말할까

옹이가  박히도록
긴  울음을  삼켜야  
마음대로  구부리고  펼  수  있다고
간단히도  
말할  것같은.

                                       장  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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