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죽은 귀신(견공시리즈 13)

2009.08.25 14:09

이월란 조회 수:0




먹고 죽은 귀신(견공시리즈 13)



이월란(09/08/14)



먹을 것을 잔뜩 사던 날
콩쪼가리 개밥만 오드득 오드득 씹어먹는 토비가 불쌍해
처음으로 캔에 든, 그림도 죽이는 개밥을 샀다
행여 입버릴까나, 아냐 먹고 죽은 귀신은 뭐도 좋대더라
먹어라 나의 토비여
이승의 맛이 반은 입맛이 아니더냐
종지에 덜어 줬더니
반질반질 윤이 날 때까지 핥고 핥다가
달그랑 달그랑 그릇까지 부여안고 씹어조질 태세다
눈에서 튕기는 탐욕의 빛이 날카롭다


세상의 맛은
오늘도 너와 나의 눈과 입과 코를
남김없이 멀게 하였구나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479 호흡하는 것들은 오연희 2014.11.26 98
10478 [이 아침에] 공공 수영장의 '무법자' 11/26/2014 오연희 2014.11.26 67
10477 [이 아침에] 성탄 트리가 생각나는 계절 11/13/2014 오연희 2014.11.26 27
10476 삶.2 정용진 2014.11.24 35
10475 여호와 이레 김수영 2014.11.23 60
10474 우리가 문학을 하는 이유 김우영 2014.11.23 65
10473 낚시터에서 차신재 2014.11.22 38
10472 통나무에게 차신재 2014.11.22 35
10471 중앙일보 40 주년에 부쳐 김학천 2014.11.21 51
10470 한국인 거주자 숫자의 힘 최미자 2014.11.20 8
10469 좋은 시 감상 <너에게 묻는다> 차신재 2014.11.18 142
10468 배신 차신재 2014.11.17 39
10467 물안개로 오는 사람 차신재 2014.11.17 59
10466 개구리 울음소리 김수영 2014.11.17 51
10465 엉뚱한 가족 강민경 2014.11.16 31
10464 어둠 속 날선 빛 성백군 2014.11.14 105
10463 낙엽 동아줄 2014.11.13 28
10462 일몰(日沒) 정용진 2014.11.12 29
10461 가을줍기 서용덕 2014.11.11 30
10460 얼룩의 소리 강민경 2014.11.10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