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내게 다시 올 때에


                          
                                               이 월란




그대
내게 다시 올 때에
오랜 세월 짓눌려 숨막힌 그리움일랑
부디 남겨두고 오기를

내게 다시 올 때에
그대
어제 본 것처럼 그렇게
내일도 볼 것처럼 그렇게  
무심히 왔다
습기 없는 눈으로
기억마저 놓고 가기를

마음에 쌓인 것이
세치 혀로, 두 손으로, 두 발로
언젠가는 드러나게 마련인
풀잎같은 우리인 것을

타인인 듯
애초에 없었던 인연인 듯
구름처럼
그렇게 당신 가버린다면

가슴에 돌이 되어 남겨질
내 그리움
행여 가벼워지지 않으리이까            

                

                                      2007-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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