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놀이----------------------시집

2008.05.09 12:58

이월란 조회 수:0




불꽃놀이


                                                이 월란




원통같은 가슴이 좁고 또 좁아
펑펑 화포소리 내며 박차고 나온
광염의 오라기들
빛의 언표들이 촌촌이 하늘을 밝히고
폭죽에 놀란 온누리가 번쩍 눈을 떠
눈부신 오열을 했었지
허다한 불면의 밤들이 신열을 앓으며
두 눈으로 부서져내린 사금파리같은 빛조각은
뼛속까지 총총 박혀왔고
광망(光芒)의 미립자들이 미련없이 포물선 그리며
실신하고 마는 그 짧은 발광(發光)의 날을
선명히 새겨 온 두 눈으로, 남겨진 열망의
한줌의 재를 또다시 바라라보아야 했을 때
바람같은 세월에 흩날리는 잿빛 회(灰)들이
갈 곳 몰라 떠도는 저 뒤안길 비켜
불꽃같은 건 본적도 없는 처음으로
돌아갔으면
정녕 돌아갔으면
불꽃처럼 사라진 너의 가슴으로
                            
                                                  2007-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