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와 낚시꾼

2008.05.23 17:42

오영근 조회 수:0

"선녀와 나무꾼"이
아름다운 전설이라면,
"진주와 낚시꾼"은
안타까운 현실.

선녀는 하늘을
훨훨 날으는 천사,
그녀는 슬기로운 조선족
고향을 사랑하는 환향녀.

선녀가 벗어 놓은 옷은
하늘하늘 아름다운 도포,
그녀가 호텔에 맡긴 옷은
부드럽고 어여쁜 재킷.

눈감으면 도포자락 휘감는
선녀가 가물가물하고,
눈뜨면 할리우드 마당에 서서
그녀가 웃고 있다.

하루에도 수백번
전설과 현실 사이를 오가며,
꿈꾸는 낚시꾼은 떡밥을 뿌리며
옷과 진주를 낚아 올린다.

마당쇠같은 나무꾼처럼
동키호테같은 낚시꾼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