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산에 눈이 내리던 날
2007.10.23 14:08
그대여
시월의 넷쨋날
그때에 내가 산을 올랐습니다
잠시의 울렁거림에
산멀미를 했는데
소리도 남기지 않고
소복 소복 눈이 내렸지요
생각 했지요
내 몸의 뜨거운 혈관을
모두 덮고 묻어 버리면
나는 사라지는 것인가
내 몸이 그대로 소진되어 버리면
나의 형체는
어떤 모습으로 남을 것인가
생의 더러운 때를 모두
씻어 버리고 싶은
부질없는 내 욕망이라는 것도
묻으면,
저 나무들,
풀잎들,
아직도 생명의 줄을 놓지 않고 있는데
꿰뚫어,
살릴 수 있을까
그대여
참으로 무거운 짐을 지고
세상 밖으로 퉁겨져 나가
묵묵히 세상을 바라 보아야 하는
가혹한 형벌이라는 것도
저기 저 산체로 묻히는
생명들에 비하면
하찮은 노역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려나
그대여
산의 높은 품격을 봅니다
안으로 삭히는 아픔이
제 심장을 녹여
뿌리의 부활을 예비하는 의연함
솟구치는 빛의 속도에
몸을 기대인
나무와 나무들 사이로
겨울이 뛰어 오고 있습니다
시월의 넷쨋날
그때에 내가 산을 올랐습니다
잠시의 울렁거림에
산멀미를 했는데
소리도 남기지 않고
소복 소복 눈이 내렸지요
생각 했지요
내 몸의 뜨거운 혈관을
모두 덮고 묻어 버리면
나는 사라지는 것인가
내 몸이 그대로 소진되어 버리면
나의 형체는
어떤 모습으로 남을 것인가
생의 더러운 때를 모두
씻어 버리고 싶은
부질없는 내 욕망이라는 것도
묻으면,
저 나무들,
풀잎들,
아직도 생명의 줄을 놓지 않고 있는데
꿰뚫어,
살릴 수 있을까
그대여
참으로 무거운 짐을 지고
세상 밖으로 퉁겨져 나가
묵묵히 세상을 바라 보아야 하는
가혹한 형벌이라는 것도
저기 저 산체로 묻히는
생명들에 비하면
하찮은 노역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려나
그대여
산의 높은 품격을 봅니다
안으로 삭히는 아픔이
제 심장을 녹여
뿌리의 부활을 예비하는 의연함
솟구치는 빛의 속도에
몸을 기대인
나무와 나무들 사이로
겨울이 뛰어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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