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숙명

2007.02.27 10:10

최영숙 조회 수:297 추천:47

제가 가장 적으로 알고 있는 말 중의 하나입니다.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가 그렇게 남편에게 순종하고 남편을
"주"라 부르고 모셨다는 말을 할 때마다 저는 핏대를 올리며
대들지요, 아브라함이 되보셔요~~~
그렇게 부하고 겸손하고 믿음 좋고 세상에 아내 말이라면
자식 낳아 준 여자도 내쫓는 분이신데, 그러면 내도 사라가
되고도 남지~~~^*^
할말이야 많지요. 제가 고등학교 졸업하던 해에 그 작은 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저의 전 인격 형성에 지대한 공로를 세우시고.
임종할 때 저를 간절한 눈으로 바라보며 고맙다고 하셨지요.
제가 완전 범죄를 꿈꾸고 있던 것도 모르고.....
죽음 앞에서 용서 못할 사람이 없다는 것도 그 때 깨달았구요.
제 앞에 빙산 같은 분노만 떨구어 놓고 훌훌 가버리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일찍, 그런 인생은 안 살기로 결심, 결심 했지요.
그러자 너무 싱겁게 제 인생이 흘러갔어요.^*^
글이 안 써질 때라..... 그냥 있지요, 뭐.
목구멍까지 꽉 차올라야 써지는 거 아닌가요....
그래서 머리가 피잉 돌 것 같아야 되던데.
도움이 못 되어서 죄송합니다.
사실 우리 모두의 고민이지요.
더군다나 정서의 모체가 되는 고국을 떠나왔으니 맥이 끊어지기도
하고. 특히 시를 쓰시는 분들은 잘 모르지만 많이 힘드실 것
같아요.
성재씨, 그래도 쉬지 말고 쓰세요.
첫사랑도 쓰시고 고국의 부모님, 가보지 못했지만 거기도 사람이
산다는 산골 치아파스 골짜기, 복면을 뒤집어쓰고 나타나는
싸파티스타 반군. 사진으로 본 그들의 대장 마르코스는
사려깊은 눈빛을 갖고 있더군요. 상상도 해보시고 그 산
언덕에 몰아치는 칼바람, 판자쪽을 잇대어 지은 집에서
밤새 바람과 싸우다 일어난 사람들, 그들에게서
풍기는 잿티 냄새. 한장의 또띠아가 한끼 식사이지만 밝고
친절한 사람들. 그러다가도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무지한 사람들.
상상 속에서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이 코끼리도 되고 참새도 되고
꽃도 되었다가 물거품으로 사라지기도 하고.
바람은 여전히 불고, 누구는 오레곤의 눈 속에 파묻혀 있는 현실.
아니 지금은 분수도 뿜어 올라오고, 가만 있자, 스멀거리는 날씨 덕분에
시를 쓰기 보다는 맘이 더 분주하신 것 아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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