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바람

2007.04.06 10:31

최영숙 조회 수:203 추천:42

고층 아파트 골목에서, 달려오는 지하철에서, 중국에서 온 황사로,
인파 속에서, 현란한 식당 간판에서 낯선 바람이 불어 오네요.
저는 외계에서 온 것처럼 버스도 탈 줄 모르고, 살았던 동네에서
길도 못찾고, 어느 나라 음식인지 변종이 되어 버린 한정식을
대하고 친구들은 후줄근해지고....
시간이 얼마나 흘렀다는 걸 산속에서 잊어 버렸는가 봐요.
공원에 갔더니 얼굴이 타면 촌스러워 보인다고
하나같이 차양 모자 쓰고
화장 뽀얗게 하고, 같은 옷 입고 같은 신발 신고
같은 머리 예쁘게 하고 다녀요.
저보고 식구들은 화장 좀 하래요. 저도 열심히 했는데..^*^
검게 그을은 피부에 부스스한 긴 머리가 이상한지
사람들이 흘깃 거리네요.
(혹시 후레시 하게 느껴지나?)
추우면 털 목도리도 할 수 있는 거 아니냐고요, 다들 실크
스카프 매고 있는데 전 털목도리로 칭칭 감고도 덜덜 떨고...
아무튼 내나라 대반란이 일어났네요.
나라 전체가 한 씨티 같애요.
하산 시간이 너무 길은 것 같애요. 이러다가 다시 산에 올라가면
여우 바람에 적응하기 힘들겠어요.
건강하세요. 봄바람 너무 타시지 말고,
부활절에 기쁨 만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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