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행복

2008.05.13 09:26

오연희 조회 수:51

가난한 행복/오연희 한국에서 온 유명인사의 시국강연회에 갔다 원고하나 없이 술술 쏟아내는 맛있는 말 말만으로 배가 부르다면 터지고도 남았을 텐데 강연장을 나서는 순간 허기가 진다 희망의 메시지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육신의 존재 시국과 애국과 미국과 한국과… 원대한 나라의 미래보다 시급한 것은 배를 채우는 일 천지에 널려있는 식당 두고 귀신이 잡아 끄는 듯 기어이 집으로 온다 버리기 일보직전의 시래기국 데워 밥 한 덩이 으깨어 한술 뜨니 이 단순한 행복 새삼 눈시울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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