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千)의 문

2008.05.10 11:05

이월란 조회 수:69



천(千)의 문


                                  이 월란



가슴 가득 천의 문이 달리던 날
넋마다 꽃 피는 소리 들리더이다
가도 가도 가없이 멀어진
단 하나의 창
뭉클 내려 앉던 빛 무덤 가득
헤치고 솔씨 하나 폴 날아 오르더이다
날개 잃은 쇄모 같은 혼쭐
흥건히 빠진 곳
다독이지 못한 홀씨 한 줌
그렇게 잃었더이다
돌담 습지에 발 내린
잎도 줄기도 없는 푸른 이끼밭
가슴 헐어 내린 진버짐 자리에도
은화(銀花) 한다발
꿈에서도 몽매히 끌어 안고 있더이다
망대 가득 천의 문을 열고
물비늘 선 두 눈 가득
무성한 집시들이, 홀여
철새처럼 떠나가더이다
                    
                               2007.9.17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399 가을소묘 이월란 2008.05.10 55
5398 데자뷰 (dejavu) 이월란 2008.05.10 38
5397 사용기간이 만료되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월란 2008.05.10 52
5396 노안(老眼)--------------------시집2 이월란 2008.05.10 26
» 천(千)의 문 이월란 2008.05.10 69
5394 풍경이 건져 올리는 기억의 그물 이월란 2008.05.10 39
5393 홍엽 이월란 2008.05.10 53
5392 사는게 뭐래유? 이월란 2008.05.10 52
5391 돌아서 가는 길은 이월란 2008.05.10 46
5390 詩 2 이월란 2008.05.10 65
5389 마(魔)의 정체구간 이월란 2008.05.10 53
5388 바람의 길 3 이월란 2008.05.10 54
5387 손끝 이월란 2008.05.10 53
5386 해바라기밭 이월란 2008.05.10 56
5385 고통에 대한 단상 이월란 2008.05.10 58
5384 산촌의 사내 강성재 2008.05.13 71
5383 바람아 이월란 2008.05.10 47
5382 무제(無題) 이월란 2008.05.10 61
5381 폭풍의 언덕 이월란 2008.05.10 50
5380 진주-----------------시사,신문,시집2 이월란 2008.05.10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