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견공시리즈 18)
2009.08.25 14:19
SOS (견공시리즈 18)
이월란(09/08/25)
가위로 김을 자르다가 사이에 끼어있던 실리카겔 봉지를 자르고 말았다
좁쌀 같은 습기제거제들이 부엌바닥으로 순식간에 좌르르 흩어졌다
토비는 신나는 일이 벌어진 듯 용수철처럼 뛰어왔다
<먹지 마세요!>
이걸 먹는 사람이 어딨다고 한글로, 영어로, 중국어로, 일어로
봉지 가득 새겨놓은 걸 보면
토비가 한 알이라도 먹었다간 살아남지 못하겠다
몸속의 물이란 물은 다 말라버릴지도 모르겠다
날뛰는 토비를 얼른 끌어안고 세탁실에 넣고 펜스를 쳤다
<단 10분이야, 빨리 치울께>
날쌔게 베큠을 돌리고 종이타올로 닦아내는 동안
토비는 괴성에 가성에 고함에 숨이 넘어간다
<왜 갑자기 날 가두는 건데요? 난 잘못한 게 없어요 꺼내주세요 억울해요>
이럴 땐 정말 말이 통해야 하는데
神의 말은 너무 어렵다
고통 속에선 더더욱
댓글 0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5579 | 그럼에도 불구하고/김영교 | 김영교 | 2008.11.24 | 52 |
| 5578 | 이빨 뽑은 날 | 이영숙 | 2009.04.14 | 49 |
| 5577 | 수덕사(修德寺)를 오르며... | 신영 | 2009.08.25 | 24 |
| » | SOS(견공시리즈 18) | 이월란 | 2009.08.25 | 52 |
| 5575 | 여행의 방식 | 이월란 | 2009.08.25 | 58 |
| 5574 | 내 그리움에선 단내가 난다 | 이월란 | 2009.08.25 | 64 |
| 5573 | 연적을 위하여(견공시리즈 17) | 이월란 | 2009.08.25 | 32 |
| 5572 | 고원 선생님 영전에 | 김동찬 | 2008.05.11 | 57 |
| 5571 | 알람 | 박정순 | 2009.04.14 | 60 |
| 5570 | 우편함에서는 | 박정순 | 2009.04.14 | 23 |
| 5569 | 묵상 | 박정순 | 2009.04.14 | 65 |
| 5568 | 43번 국도 | 박정순 | 2009.05.13 | 43 |
| 5567 | Mother | 박정순 | 2008.05.11 | 58 |
| 5566 | 알레르기 | 이월란 | 2009.04.09 | 74 |
| 5565 | 가슴에 아이를 묻는 어머니들 | 고대진 | 2009.04.18 | 52 |
| 5564 | 오월의 장미 | 오연희 | 2008.05.13 | 47 |
| 5563 | 염(殮) | 이월란 | 2009.04.14 | 54 |
| 5562 | 오늘은, 삶이 2 | 이월란 | 2009.04.14 | 54 |
| 5561 | 레퀴엠(requiem) | 이월란 | 2008.05.10 | 68 |
| 5560 | 분수(分水) | 이월란 | 2008.05.10 | 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