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

2009.04.21 15:31

이월란 조회 수:55






퍼즐



이월란(09/04/19)




콘플레이크같은 말들이 하루의 공정을 거쳐
네모난 씨리얼박스같은 마음 속에 차오른다
그 날의 그림은 이미 박스에 찍혀있다
그림을 보고도 잘 맞추어지지가 않다니
제자리를 향한 미로찾기는 순전한 나의 몫
입구로만 터진 수많은 방들, 입구는 있는데 출구가 없다니
완성된 그림들은 모두 착각이었는지도 모른다
선묘히 그어진 외길에 눈이 부셔
자처해서 잃어버린 미궁 속의 길
풀면서 얻었던 만족들은 모두 위선이었는지도 모른다
문제의 고안자와 답을 찾아나선 도전자는 막다른 골목에서
늘 타협을 일삼는 비겁자들이었다
지그소퍼즐로 그려놓은 조잡한 곡선들을 따라 놀렸던
날렵한 실톱의 손놀림조차 굴복의 과정이었고
레이저광선으로 자른 시머즐은 잘못 끼운 경우에도
서로 기가막히게 들어맞는 조각들이었다
그림이 맞지 않아도 신비롭게 끼워지는 퍼즐조각
크로스워드로 난립된 생각들은
어느 쪽으로 길을 터도 말이 되었다
그림의 원본은 대체, 누가 벌써
저토록 선명히 찍어버린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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