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농부의 생애
2008.07.08 16:38
그의 밭에는 언제나
잡초가 넘처난다
꼭두새벽 부터 쟁깃날 무디어지도록
갈아 엎어도 무성하다
밤새 선잠도 들지 못하고
끙끙 앓아대던 시름 하나 꺼내
밭뙤기에 엎어 갈아도
마음은 편치 않다
그의 그림자가
그의 너울을 안고
쟁기날을 새웠다
자빠지고 뒹굴면서도 그는
갈아 엎는다
돌덩이도 갈아엎고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도 갈아엎고
우루과이 라운드도 갈아엎고
천덕꾸러기 한우(韓牛)도 갈아엎고
뼈마디 부서지게 갈아엎어도
세상길 막막하다는
자식놈 앞길도 갈아엎고
손주녀석이 날린 꼬리연이
잡초 하나를 꼬리에 달고
그의 밭고랑을 가로질러
하늘을 날아 오른다
아직 못다 엎은 잡초더미
한지게 가득 등에 올린채
인생의 끝머리에 섰다
천형처럼 지고 가는
기나긴 잡초 고랑 사이로
찢긴 노을 타오르고
이제 더 갈아엎을 기운도 없어
자신의 생애를 밭고랑 사이에 눞히고
갈아 버리는 늙은 농부의
휘어진 등너머로
찢어진 노을이 황혼을 기웃 거리고 있다
잡초가 넘처난다
꼭두새벽 부터 쟁깃날 무디어지도록
갈아 엎어도 무성하다
밤새 선잠도 들지 못하고
끙끙 앓아대던 시름 하나 꺼내
밭뙤기에 엎어 갈아도
마음은 편치 않다
그의 그림자가
그의 너울을 안고
쟁기날을 새웠다
자빠지고 뒹굴면서도 그는
갈아 엎는다
돌덩이도 갈아엎고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도 갈아엎고
우루과이 라운드도 갈아엎고
천덕꾸러기 한우(韓牛)도 갈아엎고
뼈마디 부서지게 갈아엎어도
세상길 막막하다는
자식놈 앞길도 갈아엎고
손주녀석이 날린 꼬리연이
잡초 하나를 꼬리에 달고
그의 밭고랑을 가로질러
하늘을 날아 오른다
아직 못다 엎은 잡초더미
한지게 가득 등에 올린채
인생의 끝머리에 섰다
천형처럼 지고 가는
기나긴 잡초 고랑 사이로
찢긴 노을 타오르고
이제 더 갈아엎을 기운도 없어
자신의 생애를 밭고랑 사이에 눞히고
갈아 버리는 늙은 농부의
휘어진 등너머로
찢어진 노을이 황혼을 기웃 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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