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反轉)

2008.08.16 05:58

정용진 조회 수:61


                 정용진
낮이
밤의 집에 놀러갔다
눈이 멀어 장님이 되었고

대한(大旱)이 소한(小寒)을 찾아갔다가
얼어 죽었고
대서(大暑)가 소서(小暑) 마을에 들어서자
데서 죽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고
교만은 겸손 앞에 무릎을 꿇는다.

얕은 내가 소리 높여 흐르고
깊을수록 고요히 흐르는 장강(長江)의 위엄
작은 새는 구만리장천을 겁 없이 높이 날고
몸집이 큰 새는 땅에서 기는구나.

덩치 큰 공룡은 멸종하고
약삭빠른 산토끼는 살아남아
겁 없이 범을 놀리는데
코흘리개 손주 녀석은 할아비수염을 꺼들고
아픔을 참아가며 오냐오냐 기뻐하는 할아버지.

동전 두 닢의 과부는 칭찬을 받고
부자가 천국가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보다 힘들다는데.
어렵도다 삶의 진리여!
반전(反轉)의 위대함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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