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파
2008.08.22 05:48
돌아가고 싶다
내 고향으로.
나의 꿈이 묻혀있고 나의 추억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내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
아직도 나를 반길 친구가 있을 터이고, 나의 눈길이 많이많이 머물렀던 그 바닷가와
나의 어린 시절을 간직한 그 산들이 나를 반길 그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
나의 모교회의 십자가 종탑은 지금도 아침 햇살과 저녁노을에 비춰질 때면 아름답게 빛날 터인데...
내가 가르치던 주일 학생들은 지금은 그 자리에 없겠지마는,
서로가 너무나도 즐겁고 행복하였던 그 웃음과 사랑은
아직도 그 주위를 맴돌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리라,
지금이라도 내가 가면 느낄 수 있도록...
이민생활에서 찌든 때와 상처받은 가슴을 활짝 열어놓고,
그 모든 것을 다 털어 내어 동해 앞 바다에 씻어버리고,
‘교양’은 저 멀리에 보내놓고 목 젓이 보이도록 맘껏 크게 웃으며
어린아이같이 뛰어 놀 수 있는 그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
얼굴의 화장만 지울 것이 아니라 마음의 분 냄새도 없애버리고
내 있는 모습 그대로 내어 보여도 조금도 부끄러움이 없고
흉이 되지 않을 그러한 나의 고향으로.
좋은 옷으로 나를 치장하지 않아도, 비싼 향수를 뿌리지 않아도,
머리가 좀 헝클어져 있다 하드라도
그냥 나의 모습 그대로를 반기고 좋아해 줄 그러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
내 이름자 뒤에나 앞에 붙은 수식어는 모두 떼어버리고
언제나처럼 '영숙이 왔구나'라고 편안히 불러주는 그 고향에 돌아가고 싶다.
차를 타고 가다보면 아직도 고향은 저 멀리인데
벌써부터 바다의 짠 내음과 약간은 역겨운 생선의 비린내가 나를 반길 그 곳,
그래서 눈을 감고 있어도 고향이 가까이에 온 줄로 알 수 있는 바로 그 곳으로...
아무런 이야기가 필요가 없는,
그냥 바라보는 것으로도 서로가 너무나 행복한,
그래서 가만히 있어도 즐겁고 편안한 그 곳에
나는 가기를 원한다.
오늘은 ‘김동진’씨 [가고파]를 소리 높여 맘껏 부르고 싶다.
1/18/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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