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가끔

2008.08.29 04:32

오연희 조회 수:41

























    나 가끔/오연희

    나 가끔
    땅 바닥에 퍼질러 앉아
    늑대 울음 울고싶어
    학교에서 돌아오면
    텅 빈 집 들마루에 앉아
    엄마 엄마
    울어대던
    그때의 아이가 되어

    나 가끔
    인적 드문 그늘에서
    미친 듯 춤 추고 싶어
    머리에 꽃 꼽고
    실실 웃으며
    온 동네를 휘젓던
    그녀의 몸짓으로

    나 가끔
    옛 사랑의 흔적을 찾아
    헤매고 싶어
    죽도록 사랑하지 못했던 순간들
    눈물없이 떠나보낸 사람들
    내 남은 그리움
    몽땅 쏟아 부어
    울고 싶어
    춤추고 싶어

     


.



 



-'심상' 2008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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