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드름
오정방
시골이라 눈깔사탕도 흔치 않았던
반세기도 훨씬 전 내 어릴 적 그것은
하나의 훌륭한 과자였었지
밤사이 내린 눈이 서서히 녹으면서
초가 지붕 추녀 끝에다 빚어놓은
수정같은 겨울의 얼음과자
아침에 일어나 눈비비며 내다보면
참으로 신기하기도 하고
먹고픈 호기심마저 생겨서
발뒤꿈치를 높이 치켜 올리고
팔을 길게 내뻗어 겨우
먹음직 한 것 하나 손으로 뚝 따서
아직 영글지 않은 나약한 이로
야금야금 씹어 보았던 그 시절,
고드름이 무슨 맛이나 있었을까
이가 시리고 입안이 찬맛밖에는
<2006. 1. 7>
⊙ 발표일자 : 2006년01월 ⊙ 작품장르 : 현대시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13 | 현대시조 | 일모도원日暮途遠 | 오정방 | 2015.09.17 | 1452 |
912 | 현대시조 | 몸 | 오정방 | 2015.09.17 | 29 |
911 | 시 |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뻔한 세 사람 | 오정방 | 2015.09.17 | 160 |
910 | 수필 | 기록은 기억을 능가하나니… | 오정방 | 2015.09.17 | 192 |
909 | 현대시조 | 그의 손이 닿기만 하면… | 오정방 | 2015.09.17 | 109 |
908 | 축시 | 모교여, 영원무궁하라! | 오정방 | 2015.09.17 | 290 |
907 | 현대시 | 문자 받기 | 오정방 | 2015.09.17 | 73 |
906 | 시 | 아무나 할 수 없지만 누구나 할 수 있다 | 오정방 | 2015.09.17 | 39 |
905 | 시 | 마지막 순간까지 내가 듣고 싶지 않은 호칭 | 오정방 | 2015.09.16 | 42 |
904 | 현대시 | 영정사진影幀寫眞 | 오정방 | 2015.09.16 | 129 |
903 | 시 | 시처럼 살다가 시처럼 가신… | 오정방 | 2015.09.16 | 119 |
902 | 현대시 | 우리 아버지 | 오정방 | 2015.09.16 | 91 |
901 | 현대시 | 시인의 병실 | 오정방 | 2015.09.16 | 62 |
900 | 현대시 | 36,516 | 오정방 | 2015.09.16 | 41 |
899 | 축시 | 에벤에셀의 은혜로! | 오정방 | 2015.09.16 | 76 |
898 | 현대시 | 산정무진山情無盡 | 오정방 | 2015.09.16 | 110 |
897 | 초현실시 | 국방위원장의 사과 | 오정방 | 2015.09.16 | 39 |
896 | 현대시조 | 내가 맞은 고희古稀 1 | 오정방 | 2015.09.16 | 178 |
895 | 현대시 | 파강회 | 오정방 | 2015.09.16 | 138 |
894 | 시 | (3행시) 신달자 | 오정방 | 2015.09.16 | 80 |